• 2025. 8. 27.

    by. ssolallalla

    수술·치료 방법

    녹내장은 한 번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수술하면 나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녹내장의 치료는 시력을 회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시력 손실을 늦추고 남아 있는 시야를 최대한 지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즉, 이미 손상된 시야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약물 치료에서부터 수술까지 단계별로 접근하게 됩니다.

     

    1. 녹내장 치료의 기본 원칙

    녹내장의 치료 원칙은 매우 단순합니다. “안압을 낮추어 시신경 손상을 줄인다.”
    안압은 눈 속의 액체인 ‘방수(房水)’가 생성되고 배출되는 균형에 의해 유지되는데, 이 균형이 깨지면 압력이 높아지고 결국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상됩니다. 문제는 시신경이 신체의 다른 조직과 달리 회복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안압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며, 이는 크게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2. 약물 치료, 가장 먼저 시도하는 치료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는 처음에 안압을 낮추는 점안약(안약)을 사용합니다. 이 약물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합니다.
    첫째, 방수의 생성을 줄여 안압을 낮추는 역할, 둘째, 방수의 배출을 촉진해 안압을 낮추는 역할입니다.

    약물 치료는 비침습적이고 간단하며,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환자가 꾸준히 사용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안약을 빼먹거나 임의로 중단하면 안압이 다시 올라가면서 시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안압이 괜찮다고 하니 안약을 안 넣어도 되겠지”라고 오해하지만, 녹내장은 꾸준한 관리가 필수입니다. 약물은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가 지시한 대로 매일 사용해야만 합니다.

     

    3. 레이저 치료, 비교적 간단한 중간 단계

    약물 치료만으로는 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환자가 약물 부작용으로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가 고려됩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레이저 섬유주성형술(SLT, ALT)이 있습니다. 이는 방수 배출 통로를 레이저로 자극하여 배출을 원활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시술 시간은 10~15분 정도로 짧고 통증도 거의 없습니다. 회복도 빠르기 때문에 환자들이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레이저 홍채절개술(LPI)입니다. 이는 홍채에 작은 구멍을 내어 방수가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주로 폐쇄각 녹내장 환자에게 시행됩니다.

    레이저 치료는 비교적 안전하고 간단하지만,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아 수년 후 다시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4. 수술 치료, 최후의 선택

    녹내장 수술은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시야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선택됩니다. 수술은 환자에게 큰 부담이 따르지만, 남아 있는 시야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시행됩니다.

    4-1. 섬유주 절제술 (Trabeculectomy)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되는 수술 방법입니다. 안구에 새로운 배출 통로를 만들어 방수가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수술 후에는 결막 밑에 ‘여과포’라는 작은 주머니가 생기는데, 이를 통해 안압이 조절됩니다.
    장점은 효과가 크지만, 단점은 합병증 가능성(저안압증, 감염 등)이 있다는 점입니다.

    4-2. 방수유출장치 삽입술 (Drainage Implant Surgery)

    작은 실리콘 튜브나 플레이트를 삽입하여 방수가 빠져나가도록 돕는 수술입니다. 보통 기존 수술이 실패했거나, 안압이 매우 높아 다른 방법으로 조절이 되지 않을 때 시행합니다.
    장치가 삽입되기 때문에 회복이 다소 오래 걸리며, 감염이나 장치 문제로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4-3. 최소침습녹내장수술 (MIGS)

    최근 각광받는 최신 수술법입니다. 기존 수술보다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며, 합병증 위험이 적습니다.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시행하기도 하며, 경과가 좋은 편입니다. 다만 효과가 기존 수술만큼 강력하지 않아 초기나 중등도 환자에게 적합합니다.

     

    5. 수술 후 회복 과정

    녹내장 수술을 받은 후에는 회복 단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술 직후 환자는 눈의 충혈, 시야 흐림, 약간의 통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보통 1~2주 정도 지나면 안정되지만, 개인에 따라 수개월 동안 주의가 필요합니다.

    5-1. 초기 회복 단계

    수술 후에는 항생제와 항염증제 점안약을 사용하며, 감염을 예방해야 합니다. 또한 눈을 비비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위는 피해야 합니다.

    5-2. 합병증 관리

    녹내장 수술은 다른 안과 수술보다 합병증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으로는

    • 안압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저안압증
    • 여과포가 흉터로 막혀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
    • 드물지만 감염(안내염) 발생 가능성

    이러한 문제는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5-3. 장기적 예후

    수술의 성공률은 70~8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 수술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병행되면 평생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6. 수술 후 생활 관리

    녹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라면 생활 관리가 치료만큼이나 중요합니다.

    • 눈을 비비거나 강한 압박을 주지 않기
    • 무거운 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피하기
    •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중간중간 눈 휴식하기
    •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 유지
    • 정기적인 안과 검진 절대 빼먹지 않기

    특히 환자들은 수술이 끝났다고 안심하기 쉽지만, 녹내장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수술은 단지 안압을 조절하는 수단일 뿐, 꾸준한 진료와 생활 습관 관리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녹내장은 단순히 수술로 끝나는 병이 아닙니다. 안압 조절 → 시신경 보호 → 꾸준한 관리라는 세 가지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만 시력을 지킬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은 각각의 단계에서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되며, 수술 후에도 장기적인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1. 조기 발견: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해야 합니다.
    2. 꾸준한 관리: 안약 복용, 정기 검진, 생활 습관 관리로 평생 시력을 지켜야 합니다.

    녹내장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평생 함께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실명의 위험에서 벗어나 보다 건강한 눈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