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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은 나이 탓이 아니다|의사들이 말하는 어깨 통증의 근본 원인과 예방법

ssolallalla 2025. 10. 19. 07:00

오십견은 나이 탓이 아니다

오십견은 단순한 ‘어깨 통증’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노화 현상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상 생활습관, 혈류, 염증, 스트레스, 자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어깨 관절의 퇴행성 질환이다. 흔히 50세 전후에 발생한다고 해서 ‘오십견(五十肩)’이라 불리지만, 최근에는 30~40대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 하며,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낭(Joint Capsule)이 염증으로 인해 두꺼워지고 유착되어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이 특징이다. 관절을 둘러싼 조직이 점점 굳어지면서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머리 감기, 옷 입기, 뒷주머니에 손 넣기조차 힘들어지는 증상을 호소한다.

 

오십견의 주요 원인

오십견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첫째, 자연 퇴행성 변화다. 40~60대 이후에는 어깨 주변의 연부조직(힘줄, 인대, 점액낭 등)이 약해지고 혈류가 줄면서 염증이 잘 생긴다. 회복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관절낭이 수축하고 섬유화되기 쉽다.

 

둘째, 반복적인 과사용이다. 컴퓨터 작업, 스마트폰 사용, 요리나 청소처럼 팔을 계속 들어 올리는 동작이 누적되면 회전근개(rotator cuff)에 미세 손상이 생기고 염증이 만성화된다.

 

셋째, 내과적 질환과의 연관성이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혈류 순환이 저하되어 염증이 더 쉽게 발생하며, 특히 당뇨 환자는 오십견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넷째, 외상이나 수술 후 부동(immobilization)이다. 골절이나 회전근개 수술 후 팔을 장기간 고정하면 어깨 조직이 뻣뻣해지고 관절낭이 유착된다.

 

오십견의 진행 단계

오십견은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어깨가 ‘하루아침에 굳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몇 달 혹은 1년 이상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질환이다. 의학적으로는 보통 세 단계로 구분되며, 각각의 시기마다 통증의 성격과 치료 접근법이 달라진다.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오십견은 단순히 어깨가 굳는 것이 아니라, 염증 → 유착 → 회복이라는 생리학적 변화를 거치기 때문이다.

 

첫 번째 단계는 ‘통증기(염증기, Freezing Stage)’이다. 이 시기에는 어깨 관절 내부의 염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관절낭에 염증세포가 침투하면서 점점 붓고 두꺼워지는데, 이로 인해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 수면을 방해하는 야간통이 특징적이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팔을 조금만 들어 올리면 통증이 번쩍하며 올라오고, 옷을 입거나 머리를 감는 동작조차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팔을 움직일 수는 있지만 너무 아프다”고 표현한다. 통증이 지속되는 기간은 약 2~6개월 정도로, 이때는 무리한 운동보다 염증 완화와 통증 조절이 핵심이다. 온찜질, 가벼운 스트레칭, 소염제,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도움이 된다.

 

두 번째 단계는 ‘강직기(동결기, Frozen Stage)’이다. 말 그대로 어깨가 ‘얼어붙은 듯’한 시기다. 이 시기에는 통증은 어느 정도 줄어드는 대신 어깨의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된다. 팔을 위로 올리거나 옆으로 벌릴 때 ‘딱’ 걸리며 멈추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실제로 손이 머리 뒤로 닿지 않아 머리 감기가 어렵고, 속옷 후크를 채우거나 뒤주머니에 손을 넣는 동작이 불가능해진다. 이 시기의 문제는 단순히 근육이 뻣뻣한 것이 아니라,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낭이 섬유화되어 두꺼워지고 서로 달라붙기 때문이다. 즉, 어깨 안쪽에서 조직들이 서로 달라붙어 일종의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굳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힘을 줘도 팔이 올라가지 않고, 억지로 움직이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이 시기는 대체로 6~12개월가량 지속되며, 치료의 초점은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굳은 조직을 서서히 풀어주는 것”에 있다. 이때부터는 통증보다 관절 운동 범위 회복이 중요하다. 물리치료나 온열요법, 가벼운 능동적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단, 무리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어, 반드시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회복기(해빙기, Thawing Stage)’다. 염증이 가라앉고, 굳었던 조직이 조금씩 유연성을 되찾는 시기다. 이때는 관절낭의 섬유화 조직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어깨의 가동 범위가 점진적으로 회복된다. 팔을 들 때 느껴지던 ‘걸림 현상’이 완화되고, 어깨를 돌릴 때의 통증도 점점 줄어든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꾸준한 재활운동이 필수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이제 괜찮다”고 느껴 운동을 멈추지만, 그렇게 하면 다시 관절이 굳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회복기에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으며, 회복 속도는 나이, 활동량,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요약하자면, 오십견은 통증기 → 강직기 → 회복기라는 3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는 마치 ‘겨울이 와서 얼었다가, 봄이 되어 녹는 과정’과 같다. 그래서 영어 이름도 Frozen Shoulder(얼어붙은 어깨)다. 초기에는 통증 관리가, 중기에는 움직임 회복이, 후기에는 근육 강화와 재활이 중요하다. 이 단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통증이 줄었으니 나았다”고 방심하면, 어깨는 다시 굳어버린다. 따라서 각 단계마다 적절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정리하면, 첫 번째 통증기에는 무리하지 말고 통증 완화 중심으로, 두 번째 강직기에는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관절낭을 유연하게 유지하고, 세 번째 회복기에는 근력운동과 일상 동작을 늘려 어깨를 정상 범위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의 진단 아래 단계별로 치료를 받는다면 대부분의 환자가 1~2년 내에 통증 없이 팔을 자유롭게 들 수 있게 된다. 결국 오십견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병”이 아니라, “시간과 꾸준한 관리가 함께해야 나아지는 병”이다.

 

오십견의 주요 증상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위로 들거나 뒤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하고, 어깨가 무겁게 당기며 팔을 일정 각도 이상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야간통이 심해 자다가 깰 정도이며, 누워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한쪽 어깨만 아프지만, 방치하면 반대쪽으로도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비슷한 어깨 질환으로는 회전근개파열, 석회화건염, 점액낭염 등이 있으며, 오십견은 이들과 달리 수동적·능동적 움직임이 모두 제한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진단 방법

의사는 환자의 어깨를 움직이며 통증과 제한 범위를 확인하는 이학적 검사를 시행한다. 팔을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어느 방향에서 통증이 발생하는지를 확인하고, 수동적 움직임도 제한된다면 오십견 가능성이 높다. X-ray로 다른 질환(석회화, 골절 등)을 배제하고, MRI로 관절낭의 두께와 염증, 유착 정도를 확인한다. 초음파 검사는 힘줄 손상 여부를 신속히 판단할 수 있어 초기 진단에 자주 활용된다.

 

치료 방법

오십견은 대체로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된다. 초기에는 물리치료약물치료로 염증과 통증을 완화한다. 온열치료, 전기자극, 초음파 치료는 혈류를 개선해 근육 긴장을 줄여준다. 스트레칭 운동은 가장 중요한 치료법으로, 하루에 여러 번 꾸준히 해야 관절낭의 유착을 푼다. 대표적인 동작으로는 벽에 손가락을 대고 천천히 위로 오르는 ‘벽 타기 운동’, 수건을 등 뒤로 잡아 위아래로 당기는 ‘수건 스트레칭’, 상체를 숙이고 팔을 원을 그리듯 흔드는 ‘팬듈럼 운동’이 있다. 소염진통제(NSAIDs)는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지만, 장기 복용은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이 심하거나 운동치료로 효과가 부족할 때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관절 내에 주입해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힌다. 점액낭 확장술(수압 팽창술)은 생리식염수를 관절에 주입해 유착된 조직을 풀어주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재활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6개월 이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관절이 완전히 굳은 경우에는 관절경하 유착박리술(Arthroscopic Capsular Release)이라는 수술을 고려한다. 이 수술은 관절 내부의 두꺼워진 조직을 제거해 가동 범위를 회복시키는 방식이며, 수술 후에는 반드시 재활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오십견에 좋은 생활습관

어깨는 움직임이 적을수록 더 빨리 굳는다. 따라서 치료의 핵심은 “움직이는 것”이다.

 

첫째,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냉방기나 찬물 샤워 등은 어깨 근육을 수축시켜 통증을 악화시킨다. 따뜻한 찜질, 온수 샤워, 보온 패드를 사용하면 혈류가 개선되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둘째, 자세 교정이다. 컴퓨터 작업 시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고, 어깨를 펴고 턱을 당긴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하루에 몇 번은 어깨를 뒤로 젖히거나 팔을 크게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해주자.

 

셋째, 규칙적인 운동이다. 가벼운 걷기, 요가, 수영은 어깨 혈류를 촉진하고 염증을 줄인다. 단, 역기나 팔굽혀펴기처럼 어깨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넷째, 수면자세 조정이다. 통증이 있는 쪽으로 눕지 말고, 작은 베개를 겨드랑이에 끼워 어깨 압박을 줄이면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

 

식습관 관리

어깨의 염증은 음식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항염 식단은 회복을 돕는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연어, 고등어, 견과류는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브로콜리, 시금치, 토마토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근육 회복에 좋다. 생강과 강황은 천연 항염 작용을 하고, 따뜻한 미역국이나 보리차는 혈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반면, 인스턴트·튀김류·가공육은 염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근육 회복을 지연시킨다.

 

자연치유 가능성

많은 사람들이 “그냥 두면 낫는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말이다.

일부 환자는 1~2년 후 자연 회복되기도 하지만, 그동안 어깨가 굳어 근육이 위축되고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

 

오십견은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인 관리를 해야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통증이 심하더라도 완전히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온찜질을 병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꾸준히 관리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6개월 내에 통증이 완화되고, 1년 안에 어깨의 움직임을 회복한다.

 

예방과 관리 요약

예방은 치료보다 쉽다.

 

첫째,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5분씩 어깨 스트레칭을 한다.

둘째, 어깨를 차갑게 하지 않고, 혈류가 원활하도록 체온을 유지한다.

셋째,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줄인다.

넷째,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1시간마다 어깨를 돌리는 습관을 들인다.

다섯째, 단백질과 오메가3,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한다.

 

오십견은 나이 때문이 아니라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통증이 있어도 움직여야 낫는 병이다. 초기에는 통증 조절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어깨 관절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회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른 자세, 따뜻한 관리, 꾸준한 스트레칭이 결국 최고의 치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