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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노년을 외롭게 하지 않도록 – 세대를 잇는 디지털 복지의 길
21세기 사회는 디지털 기술로 움직인다.
스마트폰 하나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온라인으로 병원 예약을 하며, 영상 통화로 가족의 얼굴을 본다.
기술은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지는 않는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노년층은 새로운 정보사회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세대가 기술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개념이 바로 ‘디지털 포용사회(Digital Inclusion Society)’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노년층의 디지털 문해력(Senior Digital Literacy)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포용사회의 의미와 시니어 리터러시의 필요성, 그리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사회적 노력을 깊이 있게 살펴본다.
1. 디지털 포용사회란 무엇인가
‘포용(Inclusion)’이란 말은 ‘배제되지 않음’을 뜻한다.
디지털 포용사회는 기술이 사회 구성원을 차별하거나 소외시키지 않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즉, 기술이 특정 세대나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공재로 작동하는 사회 구조이다.
디지털 포용사회는 단순히 기술을 보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2015년 유엔(UN)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불평등 해소’와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의 실현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디지털 접근성은 이제 기본권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다.
노인도, 장애인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도 기술을 통해 사회와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2. 시니어 리터러시(Senior Literacy)의 개념
‘리터러시(Literacy)’는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사회 속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니어 리터러시(Senior Literacy)’는 노년층이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를 이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스스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오늘날 시니어 리터러시는 단순한 편의 기술이 아니라 노인의 삶의 질과 사회참여를 결정하는 핵심 역량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병원 예약을 할 수 있느냐, 공공기관 민원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느냐, 손주와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느냐 등은 노인의 ‘디지털 자립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3.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와 노년층의 현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은 세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모든 세대가 동일하게 그 혜택을 누리고 있지는 않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전체 인구 평균의 약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격차는 단순히 기기 사용 능력의 차이가 아니다.
그 속에는 정보 접근, 이해, 활용의 불평등이 자리 잡고 있다.
1) 정보 접근의 격차
스마트폰,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보유하지 못한 경우 (특히 저소득층, 농촌 거주 노인에게 많음)
2) 정보 이해의 격차
기기가 있어도 복잡한 앱이나 절차를 이해하지 못해 서비스 이용이 제한됨.
3) 정보 활용의 격차
SNS, 인터넷 뱅킹, 정부24 같은 공공 서비스 사용에 어려움을 느낌.
결국 디지털 격차는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정보 빈곤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로 작용한다.
4. 디지털 소외가 초래하는 사회문제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곧 사회로부터의 배제를 의미한다.
- 사회적 고립 심화 -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비대면 사회가 확대되면서 디지털 소외 노인은 정보에서 단절되고 외로움을 느꼈다.
- 경제적 손실 - 온라인 금융, 전자지급 서비스의 확산으로 현금 중심의 노인은 거래 기회에서 소외된다.
- 행정적 불이익 - 공공서비스의 비대면 전환으로 직접 방문을 선호하는 노인은 불편을 겪는다.
- 정신적 위축감 - “내가 시대에 뒤처진다”는 감정은 자존감 저하와 우울로 이어진다.
이렇듯 디지털 소외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신건강, 사회참여, 복지 접근의 문제이기도 하다.
5. 시니어 리터러시의 사회적 필요성
디지털 리터러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노인의 사회적 권리이자 자립의 수단이다.
시니어 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삶의 자율성 유지
노인이 스스로 온라인으로 정보를 얻고,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자립적 삶을 유지할 수 있다.
2) 사회적 참여 확대
SNS,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은 세대 간 관계를 넓히는 통로가 된다.
3)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 회복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경험은 노인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4) 복지 접근성 향상
공공서비스, 건강관리, 여가정보 등을 온라인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6. 한국 사회의 시니어 리터러시 현황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노년층의 디지털 활용 능력은 여전히 낮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중 인터넷 사용률은 60% 수준이며, 그중 70% 이상이 “스마트폰 사용에 자신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 사이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 디지털 배움터 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전국 주민센터, 복지관, 도서관 등에서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무료로 제공.
- 스마트 시니어 캠퍼스(지자체 연계) - 서울, 부산, 대전 등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문해력’ 교육 프로그램 확대 중.
- 민간 기업의 참여 - 통신사, 은행, IT기업이 시니어 맞춤형 기기 사용법 교육 진행.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사회적 통합의 기반을 다지는 일로 평가된다.
7. 세대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
디지털 포용사회를 위해서는 단순히 “노인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것” 이상의 접근이 필요하다.
1) 맞춤형 교육 강화
- 노인의 학습 속도와 관심사를 고려한 단계별 교육 필요.
- 예: 사진 촬영, 카카오톡 대화, 공공앱 이용 등 실생활 중심 내용.
2) 세대 간 멘토링
- 청년이 노인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활성화.
- 이는 기술 전수뿐 아니라 세대 간 관계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3) 접근성 높은 인프라 구축
- 복잡한 앱 대신 간단한 메뉴, 큰 글씨, 음성 안내 제공.
- 공공기관 홈페이지와 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
4) 지속적인 학습 환경 조성
- 일회성 교육이 아닌, 지속적으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커뮤니티형 학습 공간 필요.
8. 디지털 포용사회의 철학 —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
디지털 포용사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술이 사람을 돕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기술은 편리해야 하지만, 동시에 인간적이어야 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그 속에서 느린 사람을 기다려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디지털 포용은 ‘속도의 경쟁’이 아니라, ‘함께 가는 사회’의 원칙이다.
9. 시니어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정책 방향
1) 교육 접근성 강화
농촌, 도서지역 등 정보 사각지대에 ‘찾아가는 디지털 교실’ 운영.
2) 기술 친화적 복지정책
노인을 위한 AI 비서, 음성 인식 시스템, 간편 인증 절차 개발로 접근성 개선.
3) 공공서비스 디지털 격차 완화
모든 공공기관의 온라인 시스템에 ‘전화상담·오프라인 접수 병행 의무화’.
4) 민관 협력 체계 구축
기업, 지방정부, 사회복지기관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디지털 포용 생태계 조성.
10. 해외의 시니어 리터러시 정책 사례
1) 일본
- “디지털 친화 사회(Digital Garden City)” 정책을 추진.
- 전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무료 스마트폰 교육 및 맞춤형 보조금 지원.
2) 핀란드
- 정부가 ‘모두를 위한 디지털 기술’ 프로그램을 운영.
- 공공도서관이 디지털 학습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3) 영국
- ‘Age UK’라는 비영리단체가 시니어를 위한 IT 멘토링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운영.
이들 국가는 공통적으로 “기술은 복지의 일부”라는 인식 아래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11. 디지털 포용사회와 세대 통합의 가능성
디지털 기술은 세대 간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다리이기도 하다.
할아버지가 손주와 영상 통화를 하고, 어르신이 SNS에서 가족의 소식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세대 간 소통의 복지다.
세대 간 디지털 협력은 ‘교류의 복지’를 확장한다.
청년이 노인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노인이 청년에게 삶의 지혜를 전하는 상호 배움의 구조가 형성된다.
결국 디지털 포용사회는 기술을 통해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사회를 의미한다.
12. 기술보다 중요한 것 — 사람 중심의 디지털 복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필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다.
시니어 리터러시 정책의 목표는 단순히 스마트폰을 잘 다루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노인이 기술을 통해 사회와 다시 연결되도록 돕는 일이다.
디지털 복지는 장비보다 마음에서 시작된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한마디가 노인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출발점이 된다.
맺음말 — 기술의 속도보다 사람의 속도를 존중하는 사회
디지털 포용사회는 기술의 발전을 멈추자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 속도를 모든 세대가 함께 따라갈 수 있도록 사회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의미다.
노인이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존중받을 수 있다면, 그 사회는 진정한 포용사회다.
기술이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고,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될 때, 우리는 비로소 디지털 복지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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